몰락했던 소니의 화려한 부활 스토리

아날로그 시대의 전자 기업 거인이었던 소니가 디지털 시대에 몰락하고, 다시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부활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소니는 4년 연속 적자로 직원 1만 명을 해고하며 파산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몰락했던 소니의 화려한 부활 스토리

아날로그 시대의 전자 기업 거인이었던 소니가 디지털 시대에 몰락하고, 다시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부활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소니는 4년 연속 적자로 직원 1만 명을 해고하며 파산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 스파이더맨 영화, 음악 레이블 등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소니가 어떻게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는지, 또 어떤 전략적 결정들이 기업의 운명을 바꾸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소니의 변신 과정에는 기업 경영의 중요한 교훈이 담겨 있으니, 경영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특히 유익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1. 전자 산업의 왕에서 몰락까지: 소니의 위기


20세기 후반까지 소니는 전 세계 전자 산업의 절대 강자였습니다. 워크맨, 트리니트론 TV 등 혁신적인 제품들로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죠.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소니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삼성과 LG 같은 신흥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해왔습니다.

소니의 몰락은 1997년을 기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디지털 혁명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바이오(VAIO) PC, 플레이스테이션 2와 같은 제품들로 어느 정도 선방했지만, 핵심 가전 부문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2007년, 소니의 몰락에 결정타를 날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3의 대실패였습니다. '가정용 슈퍼컴퓨터'를 만들겠다는 과도한 야심으로 개발된 플레이스테이션 3는 개발 비용과 생산 비용이 너무 높았고, 출시 초기 부품 공급 문제로 물량 부족 사태까지 겪으며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무려 2,300억 엔의 적자를 발생시켰고, 소니 내부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3 개발이 소니의 10년치 이익을 단 1년 만에 날려버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일본 도호쿠 대지진까지 겪으면서 소니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2011년에는 무려 4,560억 엔의 손실을 기록하며 소니 역사상 최악의 실적을 마주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과 언론은 "소니는 끝났다"라고 평가했고, 실제로 소니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약 1만 명의 직원을 해고해야 했습니다.

2. 부활의 시작: 히라이 카즈오의 파격적인 리더십


소니의 몰락이 계속되던 2012년, 한 인물이 등장하며 회사의 운명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소니 최연소 CEO이자 게임 사업부 출신 최초의 CEO였던 히라이 카즈오였습니다. 그의 임명은 소니 내부에서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전자 부문이 중심이었던 소니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출신 경영자가 CEO로 임명되었다는 것은 철저한 비주류가 리더가 된 것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히라이는 우선 오랜 실패로 패배주의가 만연했던 조직 문화 개선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삼성과 LG가 장악해가는 TV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기로 한 것입니다.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저가 전략을 쓰는 것은 소니에게 장기적으로 손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히라이의 결정에 전자 부문 원로들의 반발은 거셌습니다. 심지어 은퇴한 경영진들까지 CEO 사무실로 찾아와 "소니의 뿌리는 전자 사업이고, 경영은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히라이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전략을 밀어붙였습니다.

2013년에는 인터넷 사업 부문을 이끌던 요시다 케니치를 CFO로 임명했습니다. 요시다는 데이터 기반의 냉정한 분석을 통해 소니 내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자 사업이 소니의 성공을 가져왔다고 해도 비판받지 못할 신성불가침 영역은 아니라는 관점을 가져왔습니다.

히라이와 요시다는 과감한 결정을 이어갔습니다. TV 사업을 분사시키고, 당시 인지도가 높았던 PC 브랜드 바이오까지 매각해버렸습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소니는 여전히 적자였고, 많은 언론은 소니의 반전 실패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변화의 흐름은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3.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성공


2013년, 소니의 터닝포인트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4의 출시와 그 성공이었습니다. 누적 판매량이 1억 대를 돌파하며 대성공을 거둔 플레이스테이션 4는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 외에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를 통한 디지털 콘텐츠 판매와 구독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이었습니다. 게임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정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것이죠. 현재 게임과 네트워크 분야는 소니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최대 사업 부문이 되었습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이 부문의 비중은 10% 수준이었고, 전자 사업이 50% 이상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였습니다.

소니는 영화와 음악 부문에서도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스파이더맨 영화를 들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약 19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는데, 제작은 마블이 했지만 영화 판권은 소니가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소니 뮤직은 세계적인 음악 레이블들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 영화, 음악 등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소니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니는 단순한 전자 기업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모해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히라이 카즈오의 비전이 실현된 결과였으며, 2015년부터 소니는 드디어 흑자로 전환하게 됩니다.

4. 선택과 집중: 소니의 4대 핵심 사업 전략


소니의 부활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빛을 발한 사례입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한 결과였습니다. 현재 소니의 4대 핵심 사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게임 및 네트워크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 콘솔과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최대 사업 부문입니다.
  2. 엔터테인먼트(영화 및 음악): 스파이더맨 같은 인기 IP와 글로벌 음악 레이블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합니다.
  3. 이미지 센서: 소니는 전 세계 카메라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이미지 센서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강점을 살린 부품 사업으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합니다.
  4. 금융 서비스: 일본 내 보험 및 금융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소니의 실적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2017년, 소니는 4,900억 엔의 흑자를 기록하며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습니다. 2018년에는 히라이 카즈오가 CEO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요시다 케니치가 이어받았습니다. 요시다는 히라이의 전략을 계승하여 소니를 더욱 엔터테인먼트 중심 기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흥미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소니의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금융 부문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게임 사업은 실내 활동 증가로 호황을 누리며 소니의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사업 다각화가 위기 시에 완충 역할을 한 것입니다.

결국 소니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2020년 이후 역대 최대 매출과 이익을 갱신하는 기업으로 변모했습니다. 이제 소니를 설명하는 단어는 '전자 기업'이 아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입니다. 예전에는 소니 하면 워크맨과 컬러 TV였지만, 이제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스파이더맨으로 대표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5. 마치며: 소니의 미래 전망


2023년 1월, 요시다 케니치는 CEO 사임을 표명했습니다. 이로써 소니의 부활을 이끌었던 두 수장이 모두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소니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소니의 부활 사례는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첫째, 과감한 결단력과 함께 비주류적 관점이 때로는 기업 혁신에 필수적이라는 점입니다. 히라이 카즈오와 같은 비전통적 배경을 가진 리더의 등장이 소니의 방향성을 바꾸었습니다. 둘째,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입니다. 소니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부활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사업 다각화의 균형입니다. 소니는 전자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이미지 센서와 같은 고수익 분야를 유지하면서, 게임, 영화, 음악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확장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어 경기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소니가 인공지능, 메타버스, 클라우드 게임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리더십을 유지해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니의 사례는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 혁신과 변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3줄 요약

  1.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3의 실패와 디지털 적응 실패로 2011년 역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히라이 카즈오와 요시다 케니치의 과감한 리더십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2. TV와 PC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플레이스테이션, 영화, 음악, 이미지 센서 등 4대 핵심 사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2015년부터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3. 소니는 '전자 기업'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모해 2020년 이후 역대 최대 매출과 이익을 달성하며 화려한 부활을 이루었습니다.